작성일 : 12-04-20 15:28
전화식-순례자의 시간展 (2012. 5. 2~5. 15)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9,648  

로마로 떠나기 전, 나를 둘러싼 현실은 녹록하지 않았다. 주변을 돌아보면 모두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하루하루를 견뎌 내는 것처럼 보였다. 행복에 젖은 밝은 얼굴을 만나기란 좀처럼 어려웠다. 발전하는 물질문명과 갈수록 ‘스마트’해지는 세상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고 행복을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오히려 삶의 장애 요소가 되고 마는 아이러니를 재차 확인할 뿐이었다. 모두 불안과 강박에 눌려 있는 듯했고 나 역시 그런 분위기에 젖어 가고 있었다. 과연 희망은 있을까. 기대보다 탄식이 먼저 나오는 순간이 더 많아지는 나날이었다.

나이를 먹을수록 그토록 간절하게 바라던 것들을 치열하게 부디 끼며 이루어 놓은 것들이 한 줌의 연기 같은 것에 불과할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들고, 그저 잠시 스쳐 지나가는 허망한 짓을 하는 것 같은 생각이 자꾸만 스스로 내면에서 솟아오르기 시작할 때쯤이었다. 이즈음 <순례자의 시간>의 사진 작업을 하게 되면서 뚜렷하지는 않지만 남은 시간의 삶에 이것저것과는 다른 삶의 모티브를 얻게 되었다.

이번 사진전을 열면서 일부 사람들만이라도 지치고 흔들리는 영혼에 하나의 희미한 빛줄기 같은 그 무엇을 볼 수 있는 전시회가 되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을 가져본다. 보이지도 만져지지도 않으며 형태도 없는 절대자가 주는 감동과 평화와 사랑이 함께하기를 희망한다. 다시금 삶의 불안에 빠져들 때 나 자신도 이 사진들을 기억하며 마치 크나큰 절대자의 손안에 있는 듯한 안도감으로 충만해지리라.

“진정 신이 없다면 인생이란 놀이에 불과할지 모른다. 아주 우습고 보잘것없는 무서울 정도의 짧은 놀이……(순례자의 시간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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