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5-03-11 11:15
김문선 개인전 <The Soap> 2015. 3. 11`17
 글쓴이 : 토포하우스
조회 : 6,240  


 


작업노트

 

<The Soap>

깡마르고 허리가 굽은 노인이 쭈그리고 앉아 벌겋게 달아오른 쇠를 두드리고 있다. 바닥에 수북하게 쌓인 잿빛 가루들은 노인의 굽은 허리만큼 오랜 작업의 시간을 말해준다. 한쪽 구석에는 노인이 직접 만들어 논 듯 한 낡은 비눗갑과 마치 촛농처럼 녹아내린 비누조각들이 색의 조화를 이루며 놓여 있다. 작업장에 들어서는 순간, 이런 케케묵은 풍경들이 나를 아주 먼 과거의 시간으로 이끌었다. 처음이지만 너무도 익숙하게 느껴지는 공간, 낡음의 조각들. 이 이끌림으로 시작된 사진전 <The Soap>은 비누를 통해 우리들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

 

비누는 너무 익숙하고 흔하게 우리들의 생활 속에 놓여있어 매우 하찮게 느껴지지만, 그것은 수 십 년을 철공소에서 일해 온 옆집 아저씨, 밭일을 하며 근근이 먹고사는 할머니, 달동네 후미진 곳에 기거하는 독거노인들의 고된 노동의 피로를 닦아준다. 이렇듯 우리들의 땀과 피곤을 씻어주며 스스로 소멸되어지는 희생은 점점 작아지는 시간의 흔적으로 나타난다. ‘삶이란 나 아닌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 ‘삶이란 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이라 노래한 어느 시인의 연탄 한 장과도 같이, 비누 또한 삶과 시간의 흔적그리고 희생과 사랑의 의미를 담고 있다.

김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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