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1-03-08 11:59
허영한 사진전 - <행방의 종류> 2011. 3. 16_3. 22
 글쓴이 :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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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바람과 시간이 오고 가고 기다리는 상대적 시간에 대해...

어디를 가는가 보다 어떻게 혹은 누구와 가는가가 그 행로의 본질에 우선할 때가 있다.
가족, 친구, 연인, 동반자, 동반자가 떠난 혼자, 누군가를 기다리는 혼자, 우연히 같은 길을 가는 누군가들...

길에는 이런 사람들이 있다. 기차 시간 늦어 뛰어가는 것보다, 함께 가는 사람에 설레어 더 가슴 뛰기도 하는 것이 삶이다.

오늘 아침 집 나와서 걸어온 그 길은 오늘 그냥 만나고 지나가는 순간이 아니라,사람이 태어나서 살고 살아서 쌓인 순간들이 만든 오래된 이야기를 만나는 것이다.단 한번 스쳐가 그 뿐으로 사라질 타인들의 모습도 사실은 사람과 바람과 만물이 쌓아온 장대한 시간의 결과물이다. 각자의 삶의 행로에서 길고 긴 여정의 한가운데 이곳에 우리는 잠시, 그러나 함께 존재한다. 우리는 그것을 풍경이라 부른다.

타인의 행로와 그 행로의 풍경은 내가 살아오고 살고 있는 세상의 일부이고 나는 그들 세상의 일부다. 지금 내가 서 있는 이곳 세상의 사람들과 풍경이 나의 거울이고, 나는 그들의 거울이 될 것이다. 거울은 엄중한 나의 또 다른 현재다.

나는 나로써 존재한다기보다 나와 내 주변의 사람들과 시간과 만물이 나를 칭하는 세계고, 그렇게 나선 길에서 만난 우연하고도 엄숙한 세상이야말로 나를 구성하는 나의 본질일 수 있다. 그래서 세상에는 절대적 타인도 절대적 우연도 없다고 나는 믿는다.

길에는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들이 있다.보이는 것만을 사진 찍는 것은 진실의 기록과 별 관계없는 일이다.보이지 않는 진실을 찾거나 사진 찍고자 하는 것은 여전히 불편한 욕심에 지나지 않는 듯하다. 그래서 사진은 진실에 관한 한 크게 할 말이 없는 행위다. 사진, 그 허무한 욕구 분출에 대해, 딱히 큰 기대할 것도 없는 질문을 길 위에 던지고 다니는 행위를 위해......

또 길을 나설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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